피터 폴 루벤스(1577–1640)는 바로크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화가로, 그의 작품은 역동적인 구성과 강렬한 감정 표현으로 시선을 압도합니다. 그의 화면은 대각선 구도와 소용돌이치는 동선으로 가득 차 있으며, 이는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을 지닙니다. 대표작 《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》(1611–1614)에서는 인물들의 몸짓이 서로 연결되며 비극적 순간의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. 루벤스는 단순한 정지된 장면이 아닌, 시간의 흐름 속 한 순간을 포착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창출했습니다. 이는 이전 르네상스 화가들이 추구한 균형 잡힌 정적 구도와 뚜렷한 차이를 보여줍니다. 그의 작품에서 인물들은 공중을 날 듯 움직이며, 옷자락의 주름과 근육의 긴장감은 마치 실제 소리와 바람의 움직임까지 느껴지게 ..